중국의 천인 계획과 검은 그림자 Ⅱ

中 지방정부, 자매결연·우호협회 ‘인재 빼가기’ 통로

각국은 자국 영토서 중국이 벌이는 프로젝트 조사해야

미국·호주에서도 '기술 도둑질' 부각 중국 압박

 

지방정부 차원에서 은밀한 인재영입

중공의 해외 고급인력 빼내기는 주로 지방정부 차원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 외국언론의 주목을 받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해외인력 빼내기의 출발점은 정보수집이다. 중앙 통전부 산하 천인 싱크탱크는 세계 과학자·엔지니어 1200만여 명(중국인 과학자·엔지니어 220만명 포함)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활용하고 있다.

지방 정부에서도 만만치 않은 규모의 해외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가동 중이다.

 

저장성은 지난 2017년 칭화대 등에 산업 인재맵제작을 의뢰해 세계 전문가 650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전문가 441143명의 소속기관 및 국가별 분포도를 작성했다.

 

톈진시는 매년 100명 이상의 고급인력 유치를 목표로 내걸고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주하이시는 해외 연구 프로젝트와 연구원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칭다오시는 대학교수, IT기업 임원 등의 명단을 파악하고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09~2014년 총 1000명의 해외인력을 영입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칭다오시가 개최한 중국인 인재 초빙관련 행사 | 화면 캡처

 

또한 각 지방정부는 학연, 지연, 외국도시와 자매결연, 해외 친선협회 등을 설립하고 이를 해외인력 빼내기 통로로 이용한다.

이런 기관은 ASPI가 찾아낸 것만 600여 곳이며, 이들 기관에서 영입한 해외인력은 중국 전체 해외인력 채용의 80%에 이른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8~2016년 지방정부가 모집 예정한 외국 전문가는 53900명이었으나, 같은 기간 천인 계획에서 적격 대상자로 분류한 인력은 7천명에 그쳤다.

 

자매결연·우호협회 설립도 인력 빼가기 통로

2018년 저장성이 발행한 해외인력 유치 보고서에서는 영국 브루넬 대학교의 내연기관 전문가 자오화(趙華) 교수 영입 사례가 실렸다.

 

자오 교수는 영국-저장성 우호협회 산하 영입기관을 통해 저장성 파이니어테크놀로지(浙江派尼科技)사에 채용됐다. 이 회사는 산업용 및 민간용 고출력 선외기 생산업체다.

 

통전부에 연루된 경우도 많다. 지난 2014년 장쑤성 창저우시는 통전부 창저우 지부 부장 장위에(張躍)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영국-창저우 우호협회 창립식에 파견했다. 이 협회는 이후 영국 내 인재들을 창저우시로 영입하는 중심지가 됐다.

 

자위에 단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3일 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창저우 우호협회 창립식에도 참가했다. 마찬가지로 이 협회는 프랑스의 인재를 창저우에 유치하는 통로가 됐다.

 

중국의 대학과 연구 관련 협회 등도 비슷한 부서를 설치해 해외인력 채용을 진행한다.

 

중공군은 현지 통전부 조직을 내세워 해외인력을 끌어들인다. 2014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중국인 유학생-학자 협회(NSW-CSSA)는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이곳에는 중공군과 연계된 국방과기대 등 중국 대학들이 참가했다.

 

핵무기 개발 연구소도 해외 과학자 채용

여기에 정부가 직접 나서서 진행하는 천인 계획이 병행된다.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은 지난 2014년까지 천인 계획으로 해외 과학자 57명을 영입했다. 이곳은 중국의 핵무기 개발 연구소다.

 

지난 2018년에도 중국 공정물리연구원은 영국에서 인재채용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원 관계자는 해외 학생들이 첨단기술 지식을 우리나라로 가져와서 프로젝트 수행에 함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공군 군수업체인 국영기업 중국전자과학기술그룹(CETC)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대와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며 미국과 유럽에서 친교모임을 열고 현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을 초대하고 있다.

 

ASPI 보고서에서는 한 국가의 외국 인재영입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중국의 인재영입은 그 규모와 성격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불법적이고 불투명한 방법을 통한 외국 기술절도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빼돌린 기술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서방 각국은 중국이 현지에서 벌이는 인재영입 프로젝트를 조사하고 대학 및 연구기관에는 외부자금 출처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한 전담기구를 설치해 각 대학·연구소 학자들의 중국 인재영입 참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ASPI는 제안했다.

 

 

중국의 해외영입으로 간첩 혐의 인재 체포실태

노벨상 후보  하버드대 교수, 연방검찰에 체포

 

천인계획을 둘러싸고 문제가 불거진 건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 하버드대 화학및화학생물학부장인 찰스 리버 교수는 천인계획을 통해 우한공대로부터 매달 연구비를 지원받았지만, 미 정부에 이를 알리지 않고 기술을 빼돌린 사실이 발각돼 올해 128(현지시간)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리버 교수는 2000년대 나노 물질을 합성하고 나노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등 나노 기술 연구에서는 최고의 과학자로 꼽혀왔다. 그는 2012년 화학상으로는 노벨상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울프상(Wolf Prize in Chemistry)을 받았다


 

 

김태봉 기자
작성 2020.10.27 18:21 수정 2020.10.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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