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오만과 최후

권력자의 오만과 기만적 정치언어

최문선 기자의 권력비판

김누리 교수의 정치 언어의 기만에 관하여

입력시간 : 2020-03-24 16:53:25 , 최종수정 : 2020-03-30 08:58:37, 김태봉 기자


최문선 정치부장

 

얼마 전 만난 정치인 A씨의 말. “유권자는 무자비하다.” 정치 경력 20년째인 그는 유권자를 두려워했다. “유권자는 모든 것을 기억하며, 용서하는 법이 없다. 때로 무능엔 눈감아도 오만엔 가차없다. 결정적 순간에 표로 다스린다. 그래서 나는 나의 오만이 가장 두렵다.”

 

권력자의 오만이란 무엇인가. 거칠게 정의하면, 뵈는 게 없는 것이다. 아첨하는 사람이 세상의 전부로 보이는 것, 나를 비판하는 사람은 가소로워 보이는 것. 지금 가진 한 줌의 권력이 절대 반지로 보이는 것, 그러나 권력에 태생적으로 새겨져 있는 유효기간은 보이지 않는 것.

 

그리하여 함부로 규정하고 감별하는 사람, 바로 오만한 권력자다. 요즘 여권엔 그런 사람이 많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약하다며 타인의 의지를 감히 계량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진짜 민주당원 감별사를 자처하며 금태섭 의원은 가짜라고 낙인찍었다. ‘안철수 싱크탱크 출신이 쓴 칼럼은 불순하다며 임미리 교수를 고소한 민주당은 권력을 비판할 자격을 따졌다. 그리고 끝내 사과하지 않음으로써 민주라는 이름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

 

정치 언어란 기만적인 것이다.

민주당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세상을 꿈꾸는 정당인가? 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보여준 기회주의와 철학의 빈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이중잣대와 특권의식, 임미리 교수 사건에서 표출된 오만과 반민주성. 최근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보며 민주당의 정체가 문득 궁금하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인가? 흔히 민주당(계열 정당)은 진보정당, 자유한국당(계열 정당)은 보수정당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완전 거짓말이다. <조선일보> 프레임이다.

민주당은 좌파정당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황교안이 보기엔 좌파정당이고, 심상정이 보기엔 우파정당이다. 독일의 보수당 총리 앙겔라 메르켈의 시각에서 본다면 민주당은 보수적인 우파정당이다.

두 거대정당은 차이가 거의 없기에 역설적으로 더욱 극적인 대립을 과장한다. 이들의 극한 대립은 한편의 연극이다. 보라, 이들은 거칠고 과격한 모습으로 조국 전쟁을 벌이지만, 정작 중요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 재벌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자를 기업 살인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어떻게 정의로운 과세를 실현할 것인가, 어떻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아이들을 이 살인적인 경쟁에서 해방할 것인가, 어떻게 이 학벌 계급사회를 혁파할 것인가. 모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들을 두고 이들은 결코 싸우지 않는다. 지금의 현실에 두 정파 모두 만족하기 때문이다. 현 질서의 확고한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수구와 보수가 결탁한 이 강고한 기득권 정치계급을 타파하지 않는 한 헬조선은 결코 극복될 수 없다. 두차례의 정권 교체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지형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사회의 질적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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