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변호사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망은 우파통합 하나뿐“

박근혜의 '입'... 입을 열다

유영하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일한 접견인'

입력시간 : 2020-03-24 15:30:08 , 최종수정 : 2020-03-29 23:15:46, 김태봉 기자

미래통합당이 출범하던 지난 216일 탈당을 결행한 유 변호사가 지난 4일 갑작스레 박 전 대통령의 자필편지를 들고 국회를 찾았다. 그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탄핵당한 전직 대통령의 편지를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갔다. 유 변호사는 당시를 "조사 하나 글자 하나 틀릴까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유 변호사의 떨리는 목소리로 전달된 편지에는 박 전 대통령의 간절한 호소가 담겨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이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강조했다.

 

그 이후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다음날(5) 돌연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은 면접 후 그를 비례 후보에서 배제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론분열과 계파정치의 주동자"라고 배제 이유를 밝혔다

 

-유 변호사를 향해 대통령을 팔아 자기정치를 한다는 사람도 많다

 

"나는 대통령께서 직접 하신 말씀에 1도 침범한 적이 없다. 내가 그런 식으로 당신의 메시지를 가지고 장난친다면 박 대통령이 나를 만나 주시겠나? 바로 접견금지될 것이다. 탄핵당하고 구속된 대통령께 내가 바랄 것이 뭐가 있겠나? 내가 대통령 조종해서 배지나 달아보려고 한다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이 내가 조종한다고 조종되는 분이시냐? 그런 말들은 대통령을 능멸하는 것이다."

 

-접견 분위기는 어떤가?

 

"대통령께서 구금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좀 힘들어 하시는 느낌이다. 그냥 내가 느낀 개인적 '느낌'이다. 변호사로서 법적인 것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심리 변호도 해드리려고 조금 더 자주 찾아가 뵙는다.

 

▲ 유영하 변호사는 인터뷰 도중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며 울먹거렸다. 그는 한번도 박 전 대통령의 뜻과 다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상윤 기자

유 변호사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후 한참 동안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을 이었다.

 

"대통령이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구치소에 계시는데 변호사로서 무슨 말이 필요한가? 내가 대통령을 팔아먹었다고? 누구한테 팔아먹나? 내가 이것을 견디는 이유 중 하나는 이 30만 페이지의 법정기록을 본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결백을 믿기 때문에 언젠가는 바로잡아야겠다는 소명으로 버틴다. 이게 내 희망이다. 다른 것은 없다. 같은 정치판에 있다고 자신들의 눈으로 남을 보지 말라. 대통령께서 나에게 해주신 것이 많다. 모셨던 분이 어려움을 당했는데 어떻게 저버리나. 나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

 

-메시지 발표 후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이유가 뭔가?

 

"사실 미래통합당 공관위 측에서 여러 차례 연락이 왔었다. 청와대에 근무하던 수석을 통해 의사를 타진해왔다. 나는 '대통령이 아직 안에 계시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리고 대통령께 가서 말씀드리고 절차를 밟아 거절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가서 대통령께 말씀드렸다. 가만히 계시더라. 가서 완곡하게 거절하겠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세요'라고 하셨다. 그러다 2월 말쯤 대통령께서 지나가는 말로 '정치 하셔야죠'라고 하시더라. 웃으면서 넘어갔다. 대통령께서 "지난번 지역구 출마, 그거는 다시 생각해봐도 누가 가도 당선되지 않느냐. 의석수를 늘리거나 보수를 아우르는 그런 역할은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러시면서 "통합 메시지를 내더라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 있을 수 있다. 뜻이 어디 있는지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혼선이 없지 않겠느냐"고 하시면서 "미래한국당 쪽으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다. 이때 대통령이 메시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비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대통령께도 말씀드렸다. 내가 욕 좀 먹을 것 같다고. 그런데 웃으시며 '나보다 욕 더 먹는 사람이 있느냐'고 하시더라. 진보진영은 통합 메시지를 내면 대통령께 자기 혼자 살려는 옥중정치라고 매도한다. 보수진영은 유영하에게 자기정치를 한다고 한다. 사면이 적이다. 하지만 어른 뜻이 그러니. 그날부터 서류를 준비했다. 서류를 준비하려면 3~4일 정도 걸린다. 2월 말 즈음 생각을 굳혔다. 나는 대통령이 결정하면 따른다. 그것이 싫다면 떠나야 한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은 공천 '부적격'이라고 했다.

 

"비례대표를 신청한 다음날 공병호가 언론을 통해 내가 비례후보로 부적격이라고 하더라. 당규에는 '부적격'은 강간범이나 피의자 등일 때를 말한다. 그런데 본인이 부적격이라며 '배제 요건'을 말하더라. '부적격''배제'는 엄연히 다른 기준이다. 본인이 만든 당규도 모르나? 공병호는 내가 국론분열과 계파정치의 주동자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면접은 보게 해준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황당했다. 그런데 공병호가 면접을 녹취하겠다고 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살면서 그런 모욕적인 일은 처음 당해봤다. 녹취는 형사 피의자한테나 하는 것이다.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경솔하게 철회하면 그게 대통령의 뜻이니 뭐니 또 할 것 같아 참았다."

  

-앞으로도 힘든 과정이 많이 남았다. 향후 계획은?

 

"대통령께서 자유롭게 되시고 다 잘 풀리시면 그때는 곁을 떠나려고 한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야 대통령이 편해지신다. 지금은 대통령이 구금돼 있으시니 당연히 내가 머물러야 한다. 대통령이 작은 방에 지금도 갇혀 계시다.(눈물) 나만 나와서 편히 있어서. 그게 갑자기 생각나면 너무 힘들다. 내가 변론을 잘못해서 대통령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면

 

유 변호사는 결국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자신의 과오 때문인 듯 자책했다


<기사인용: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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